간이세액표는 확정 세액표가 아니다
월급명세서의 소득세 칸에 찍힌 금액은 회사가 직접 계산한 것이 아니라 표에서 찾아온 값입니다. 소득세법 제134조는 원천징수의무자가 매월분 근로소득(상여금 포함)을 지급할 때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에 따라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표 자체도 국세청이 임의로 만든 것이 아니라 소득세법 시행령 [별표 2]에 법령의 부속 자료로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름에 붙은 "간이"입니다. 이 금액은 1년치 세금을 미리 나눠 걷기 위한 개산액일 뿐 확정 세액이 아닙니다. 실제로 얼마를 냈어야 했는지는 다음 해 연말정산에서 계산되고, 매달 뗀 합계가 그보다 많으면 환급이, 적으면 추가 납부가 나옵니다. 그래서 간이세액표는 "세금을 얼마 내는가"보다 "세금을 언제 내는가"를 정하는 표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원천징수 단계, 곧 표의 구조와 비율 선택 제도만 다룹니다. 정산 단계에서 어떤 공제가 붙고 환급액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연말정산과 간이세액표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표는 무엇을 보고 세액을 정하나
간이세액표가 입력으로 받는 값은 놀랄 만큼 적습니다. 두 가지뿐입니다.
- 월급여액 — 비과세액을 뺀 과세 대상 금액입니다. 식대처럼 비과세로 처리되는 항목은 이 금액에서 빠집니다.
- 공제대상 가족 수 — 본인을 포함해 1명부터 11명까지입니다.
연봉 총액, 근속연수, 직급, 회사 규모는 표가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비과세액이 큰 사람은 과세 대상 월급여가 낮아져 매달 떼는 소득세가 함께 내려갑니다. 비과세 한도를 챙기는 일이 보험료뿐 아니라 소득세에도 곧바로 반영되는 이유입니다.
표의 생김새도 알아 둘 만합니다. 월급여 구간이 646개로 잘려 있고, 구간마다 가족 수 1~11명의 세액이 가로로 적혀 있습니다. 월급여 770,000원 미만 구간은 세액이 모두 0원이고, 1,000만원을 넘는 구간은 행으로 적는 대신 별도 산식으로 계산합니다. 구간을 1원 넘기면 세액이 계단처럼 한 단 올라가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2026년 3월부터 달라진 자녀 차감
시행령 [별표 2]는 2026년 2월 27일 개정되어 2026년 3월 1일 이후 지급분부터 적용됩니다. 3월 급여부터 명세서의 소득세가 줄어든 경우가 있다면 대개 이 개정 때문입니다.
바뀐 핵심은 자녀 차감입니다. 공제대상가족 중 8세 이상 20세 이하 자녀가 있으면, 표에서 찾은 세액에서 자녀 수에 따른 정액을 빼고 원천징수합니다.
| 8세 이상 20세 이하 자녀 | 월 차감액 |
|---|---|
| 1명 | 20,830원 |
| 2명 | 45,830원 |
| 3명 | 79,160원 |
| 4명 | 112,490원 |
3명째부터는 자녀가 1명 늘 때마다 33,330원씩 커지는 구조입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차감한 결과가 음수가 되면 0원으로 처리합니다. 표 세액보다 차감액이 큰 구간에서 차액을 돌려받는 제도가 아닙니다. 둘째, 이름이 비슷한 연말정산 자녀세액공제는 별개 제도입니다. 그쪽은 1년치 최종 세액에서 빼는 연 단위 공제이고, 여기서 다루는 것은 매달 떼는 금액을 미리 낮춰 주는 원천징수 단계의 조정입니다.
80%·100%·120% 중에 고를 수 있다
표에서 찾은 세액을 반드시 그대로 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94조제3항이 근로자에게 원천징수 세액의 비율을 고를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 신청 방법 — "소득세 원천징수세액 조정신청서"를 원천징수의무자인 회사에 제출하거나, 소득·세액공제신고서에 적용할 비율을 적어 냅니다.
- 고를 수 있는 비율 — 표 세액의 80% 또는 120%입니다. 아무 신청도 하지 않으면 기본값인 100%가 적용됩니다.
- 효력이 생기는 시점 — 변경을 신청하면 변경한 날부터 해당 과세기간 종료일까지 지급되는 근로소득분에 그 비율이 적용됩니다. 이미 지나간 달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습니다.
비율을 바꿔도 1년 동안 내야 할 세금 총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미리 내는 속도뿐입니다. 120%는 세금을 조금 더 앞당겨 내고 이듬해에 돌려받는 쪽, 80%는 매달 손에 쥐는 돈을 늘리고 이듬해에 맞추는 쪽입니다.
예시 — 과세 대상 월급여 380만원
과세 대상 월급여 380만원 · 공제대상가족 1명
- 표에서 찾은 세액(100%) — 169,260원
- 80%를 신청한 경우 — 169,260 × 0.8 = 135,408원
- 120%를 신청한 경우 — 169,260 × 1.2 = 203,112원
- 월 차이 — 203,112 − 135,408 = 67,704원
- 1년 누계 차이 — 67,704 × 12 = 812,448원
같은 사람이 같은 월급을 받는데도 1년 동안 원천징수되는 금액이 812,448원까지 벌어집니다. 그래도 최종 세액은 같습니다. 120%를 골랐다면 그만큼 연말정산 환급이 커지고, 80%를 골랐다면 환급이 줄거나 추가 납부가 생깁니다. 위 금액은 과세 대상 월급여 기준이므로, 비과세 식대가 있다면 그만큼을 뺀 금액으로 표를 찾아야 합니다.
예시 — 자녀 차감이 붙는 경우
과세 대상 월급여 420만원 · 공제대상가족 3명(자녀 1명은 8세 이상 20세 이하)
- 표에서 찾은 세액 — 134,040원
- 자녀 1명 차감 — − 20,830원
- 원천징수 소득세 — 113,210원
- 지방소득세(소득세의 10%, 10원 미만 절사) — 11,320원
- 매달 빠지는 세금 합계 — 124,530원
공제대상가족 수가 늘면 표 세액 자체가 내려가고, 그 위에 자녀 차감이 한 번 더 붙습니다. 배우자와 자녀를 회사에 제대로 신고했는지에 따라 매달 손에 들어오는 금액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지방소득세는 표에 따로 적혀 있지 않고, 소득세가 정해진 뒤 그 10%를 곱해 10원 미만을 절사하는 방식으로 붙습니다.
흔한 오해 — 80%를 고르면 세금을 덜 낸다?
아닙니다. 80%는 세금을 깎아 주는 제도가 아니라 선납 속도를 늦추는 제도입니다. 연간 총 세액은 연말정산에서 같은 값으로 수렴하므로, 매달 덜 뗀 만큼은 다음 해 2월에 환급이 줄거나 추가 납부로 돌아옵니다.
반대로 120%가 늘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더 낸 금액에 이자가 붙지는 않으므로, 실질적으로는 무이자로 세금을 미리 맡겨 두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매달의 현금 흐름이 빠듯하다면 굳이 고를 이유가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중도 퇴사와 이직입니다.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연말정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매달 덜 떼어 둔 80% 선택이 불리하게 끝날 수 있습니다. 1년 내내 한 회사를 다닐지 확실하지 않다면 80% 선택은 신중하게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내 세액을 확인하려면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는 2026년 2월 27일 개정판 간이세액표의 646개 구간을 그대로 내장하고 있습니다. 세전 연봉과 월 비과세액을 넣고 공제대상 가족 수와 8세 이상 20세 이하 자녀 수를 고르면, 위 예시와 같은 방식으로 표를 조회해 자녀 차감까지 반영한 금액이 나옵니다. 명세서와 비교했을 때 다른 항목은 맞는데 소득세만 다르다면, 회사가 100%가 아닌 비율을 적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표대로 뗀 금액이 최종 세액이 아니라는 점은 다시 한번 기억해 둘 만합니다. 1년치를 맞추는 절차는 연말정산과 간이세액표에, 소득세보다 먼저 월급에서 빠지는 보험료는 4대보험 완전정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거: 소득세법 제134조(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시기 및 방법) · 소득세법 시행령 제194조제3항(원천징수세액 조정신청) · 소득세법 시행령 [별표 2] 근로소득 간이세액표(2026.2.27 개정, 2026.3.1 이후 지급분 적용) · 국세청 근로소득 원천징수방법 안내. 최종 확인 2026. 09. 19. 본 문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회사의 취업규칙과 관할 기관·전문가 확인을 거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