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대응법 — 진정·고소부터 간이대지급금까지

임금체불 대응은 진정(시정 요구)과 고소(처벌 요구)로 갈립니다. 어디서 시작하고, 회사가 못 주면 국가가 얼마까지 대신 주는지 정리했습니다.

진정과 고소는 목적이 다르다

임금이 밀렸을 때 가장 먼저 갈리는 선택이 진정고소입니다. 접수하는 곳이 같아서 자주 섞여 쓰이지만, 두 절차는 목적부터 다릅니다.

  • 진정 — 근로감독관에게 조사와 지급 시정을 요구하는 행정절차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자체적으로 처리하며, 목표는 "밀린 돈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 고소 —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해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검사의 지휘를 받는 수사 절차로 진행되며, 목표는 "처벌"입니다.

대부분은 진정으로 시작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사업주가 끝내 버티면 진정을 고소로 전환할 수 있고, 처음부터 고소로 접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접수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 진정을 넣거나,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를 방문해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면 됩니다. 내 주소지가 아니라 사업장 주소 기준이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출발점이 되는 조문은 근로기준법 제36조(금품 청산)입니다. 근로자가 퇴직하는 등 지급 사유가 생기면 사용자는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을 비롯한 모든 금품을 청산해야 하고, 이 기한을 넘긴 시점부터 체불입니다.

절차와 기간

접수한 뒤의 흐름은 정해져 있습니다.

  • 접수 — 온라인 또는 방문 접수 후 사건이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배정됩니다.
  • 조사 — 감독관이 신고인과 피신고인(사업주) 양쪽에 출석을 요구해 사실관계를 확인합니다. 대질 조사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 시정지시 — 체불 사실이 확인되면 감독관이 기한을 정해 지급을 지시합니다.
  • 형사입건·송치 —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건은 형사입건되어 검찰로 송치됩니다.

처리 기간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42조는 진정사건을 접수일로부터 25일(토요일·공휴일 제외)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토요일과 공휴일을 빼고 세므로 달력으로는 대략 5주 안팎입니다. 다만 사업주가 출석에 응하지 않거나 금액 다툼이 크면 실제로는 더 걸립니다. 연장 여부와 사유는 담당 감독관에게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0월 23일부터 달라진 것

상습체불을 겨냥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25년 10월 23일에 시행됐습니다. 근로자가 쓸 수 있는 수단이 늘었고, 사업주가 감수해야 할 불이익도 함께 커졌습니다.

  • 지연이자 대상 확대 — 연 20%의 지연이자가 퇴직자에서 재직자까지 확대됐습니다. 고의로 체불했거나 3개월 이상 장기체불한 경우의 피해 근로자가 대상입니다. 이율의 조문 구조와 실제 계산법은 퇴직금 지급기한과 지연이자에서 다룹니다.
  • 징벌적 손해배상 — 고의·장기체불 피해 근로자는 법원에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상습체불사업주 지정3개월분 이상을 체불했거나, 5회 이상이면서 합계 3천만원 이상을 체불하면 지정 대상입니다. 지정되면 신용정보기관에 정보가 공유돼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고,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보조·지원사업 참여도 제한됩니다.
  • 명단공개와 출국금지 —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면 명단이 공개되고(공개기간 3년),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는 체불을 청산할 때까지 출국이 금지됩니다.
  • 반의사불벌 예외 — 명단공개 기간 중에 다시 체불하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체감이 큰 것은 뒤의 두 가지입니다. 체불 사건은 "합의하고 취하"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습 사업주에게는 그 출구가 좁아졌습니다.

간이대지급금 — 회사가 망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다

사업주가 끝내 지급하지 않으면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회사가 도산해야만 쓸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간이대지급금은 도산 여부와 무관하게 체불 사실이 확정되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발급하는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나 법원의 확정판결·지급명령 등이 여기서 말하는 "확정"입니다.

이름 때문에 정보를 찾기 어렵기도 합니다. 2021년 10월 14일 제도 개편으로 체당금은 대지급금으로, 소액체당금은 간이대지급금으로, 일반체당금은 도산대지급금으로 용어가 한꺼번에 바뀌었습니다. 오래된 글에 나오는 "소액체당금"이 지금의 간이대지급금입니다.

근거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제7조의2와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그리고 금액을 정한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81호 「체불 임금등 대지급금 상한액 고시」(2021년 10월 14일 시행)입니다. 상한은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간이대지급금 상한액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81호)
구분상한액
임금·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휴업수당700만원
퇴직급여등700만원
총 상한액1,000만원

항목별로 각각 700만원까지, 다만 두 항목을 합쳐 1,000만원을 넘을 수 없습니다.

흔히 도는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랐다"는 설명은 틀렸습니다. 700만원은 항목별 한도이고 1,000만원은 총 한도이며, 둘은 같은 고시 안에 함께 적혀 있습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로 대체된 것이 아닙니다.

계산 예시 — 임금 630만원 + 퇴직금 410만원

두 층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숫자로 보겠습니다.

예시 — 체불 임금 630만원, 체불 퇴직금 410만원

  • 체불 임금 6,300,000원 — 항목 한도 700만원 이내이므로 전액이 대상
  • 체불 퇴직금 4,100,000원 — 역시 700만원 이내이므로 전액이 대상
  • 항목별 합계: 6,300,000 + 4,100,000 = 10,400,000원
  • 총 상한 적용: 10,400,000원은 1,000만원을 넘으므로 실제 대지급금은 10,000,000원
  • 대지급금으로 받지 못하는 금액: 10,400,000 − 10,000,000 = 400,000원

항목별로는 둘 다 한도 안에 있는데도 합계 단계에서 잘립니다. 남은 400,000원은 대지급금으로 회수할 수 없고, 사업주를 상대로 한 민사 절차나 형사 절차에서 따로 다퉈야 합니다. 체불액이 1,000만원을 넘는다면 대지급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처음부터 민사 소송이나 재산 조회를 함께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재직 중에도 신청할 수 있다

2021년 10월 제도 개편 때 재직자 대지급금이 새로 생겼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액이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액 미만인 재직 근로자라면 밀린 임금에 대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은 이 기준을 금액으로 적지 않고 고시에 위임해 두었고, 공공 법령안내는 그 기준을 최저임금의 110%로 설명합니다. 고시로 바뀔 수 있는 값이므로 신청 전에 현재 기준액을 확인하세요. 재직자 대지급금은 하나의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동안 1회만 지급됩니다.

퇴직한 뒤에 신청하는 경우에는 요건이 조금 다릅니다.

  • 해당 사업장이 근로자가 퇴직한 날까지 6개월 이상 사업을 해 왔을 것. 근로자의 근속기간이 아니라 사업주가 사업을 해 온 기간을 따집니다.
  • 체불 사실이 확정됐을 것 —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또는 법원의 확정판결·지급명령 등.
  • 진정·소송을 기한 안에 제기했을 것 —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진정등은 1년 이내, 소송등은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퇴사 후 미루다가 이 기한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갈리는 기한이 하나 더 있습니다. 위의 1년·2년은 사업주를 상대로 진정이나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기한이고, 대지급금 자체를 청구하는 기한은 시행령에 따로 있습니다.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로 받는 경우에는 확인서가 최초로 발급된 날부터 6개월 이내, 확정판결·지급명령 등으로 받는 경우에는 판결등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재직자 대지급금도 같은 기한(확인서 6개월, 판결등 1년)을 따릅니다. 진정을 1년 안에 넣어 두고도 확인서를 받은 뒤 6개월을 흘려보내면 최대 1,000만원을 그대로 놓칩니다.

사업장이 실제로 도산한 경우에는 별도 한도 체계의 도산대지급금이 적용됩니다.

흔한 오해 — 근로계약서가 없으면 못 받는다?

아닙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계약서가 없어도 체불임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가 없으면 못 받는 것이 아니라 입증이 어려워질 뿐입니다. 그래서 자료를 모으는 일이 곧 권리 행사입니다.

  • 급여이체 내역 — 금액과 지급일의 규칙성이 드러납니다.
  • 근무 일정표와 출퇴근 기록 —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을 보여 줍니다.
  • 업무 지시 메시지나 단체대화방 기록 — 지휘·감독 관계를 뒷받침합니다.
  • 급여명세서 — 지급 항목과 공제 내역이 한 장에 정리돼 있어 가장 다루기 쉬운 증거입니다.

덧붙이면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것 자체가 별개의 위반입니다. 체불과 함께 신고할 수 있으니 근로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에서 무엇이 빠졌는지 확인해 보세요.

반대 방향의 오해도 흔합니다.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고 3.3%를 떼였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 절차 밖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 제목이 무엇이든 실질이 근로자라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진정도 대지급금도 그대로 열려 있습니다. 출근 시각이 정해져 있었는지,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는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었는지 같은 사정이 판단 기준이 됩니다. 계약 형태에 따라 실제로 떼이는 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프리랜서 3.3% 계산기에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못 받은 금액부터 확정하자

진정서에 적는 금액이 틀리면 조사 내내 금액 다툼이 반복됩니다. 신고 전에 받을 돈을 먼저 계산해 두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퇴직금 체불액은 퇴직금 계산기에 평균임금과 근속기간을 넣어 산정하고, 14일 기한과 지연이자가 어떻게 붙는지는 퇴직금 지급기한과 지연이자에서 확인하세요. 금액이 확정되면 간이대지급금 한도에 걸리는지, 민사 절차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지도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근거: 근로기준법 제36조(금품 청산)·제37조(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제7조의2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 고용노동부고시 제2021-81호 「체불 임금등 대지급금 상한액 고시」(2021.10.14 시행) ·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42조 · 고용노동부 「상습체불 근절을 위한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2025.10.23 시행). 최종 확인 2026. 09. 19. 본 문서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회사의 취업규칙과 관할 기관·전문가 확인을 거쳐 주세요.

함께 보면 좋은 페이지